토요일 밤 9시, 편의점 앞에 줄이 한 명 서 있습니다. 손에는 마킹 용지 다섯 장. 번호를 고르는 데 한참 걸립니다. “그냥 전부 다 사면 되는 거 아냐?” 친구가 농담처럼 던집니다. 실제로 계산해 보면, 그 농담에 답이 있습니다.
이 글은 수학적 시뮬레이션이며 복권 구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.
INPUT
변수 1: 한국 로또 총 조합 수
한국 로또 6/45는 1부터 45까지의 숫자 중 6개를 선택합니다. 가능한 조합의 수는 정확히 8,145,060가지입니다.[1] 이 수치는 규칙에 의해 고정된 값입니다.
변수 2: 티켓 1게임 가격
동행복권 공식 규정에 따라 1게임은 1,000원입니다.[1] 2002년 로또 도입 이래 변동이 없습니다.
변수 3: 전량 매입 비용
약 81억 4,506만 원입니다. 이 금액이 이 계산 전체의 출발점입니다.
변수 4: 당첨금 환원율
「복권 및 복권기금법 시행령」 제14조에 따라 복권 총 판매액의 50%가 당첨금 재원으로 환원됩니다.[2] 나머지 50%는 복권기금(공익사업)과 운영비로 사용됩니다. 이 50% 상한선이 존재하는 한, 구매자 전체가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50%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.
변수 5: 해당 회차 총 판매액
이월이 없는 평탄한 일반 회차 기준입니다.[3] 이월 잭팟이 쌓인 특수 회차(예: 1,100회 이후 일부 회차)는 판매액이 200억 원을 넘는 경우도 있지만, 이 계산의 기준은 일반적인 회차입니다. 중심 추정값입니다.
변수 6: 등수별 당첨금 배분 구조
| 등수 | 조건 | 배분 방식 |
|---|---|---|
| 1등 | 6개 번호 모두 일치 | 당첨금 풀의 75% ÷ 1등 당첨자 수 |
| 2등 | 5개 번호 + 보너스 번호 일치 | 당첨금 풀의 12.5% ÷ 2등 당첨자 수 |
| 3등 | 5개 번호 일치 (보너스 불일치) | 1,500,000원 (고정) |
| 4등 | 4개 번호 일치 | 50,000원 (고정) |
| 5등 | 3개 번호 일치 | 5,000원 (고정) |
동행복권 배분 규정에 따릅니다.[1] 3~5등은 고정 금액이며 당첨자 수에 상관없이 지급됩니다. 당첨금 풀은 입니다.
변수 7: 2등 당첨자 수 (핵심 민감 변수)
동행복권 역대 당첨 공시 데이터를 보면, 2등 당첨자 수는 회차마다 달리 나타납니다. 무작위 번호 선택 행동(QR 자동번호 포함)으로 인해 2등은 매 회차 수십 명에서 백 명 이상까지 분포합니다.[3] 이 계산에서 n2는 1(독점)/60(중심 추정)/80(보수 추정) 세 시나리오로 나누어 다룹니다.
변수 8: 파워볼 기본 수치
| 기호 | 값 | 출처 |
|---|---|---|
| 292,201,338 | 파워볼 공식 조합수 | |
| $2 | 파워볼 1장 가격 | |
| 0.60 | 광고 잭팟 대비 현금일시불 할인율 | |
| 0.37 | 미국 연방 최고세율 |
파워볼은 화이트볼 5개(1~69)와 파워볼 1개(1~26)를 맞추는 구조입니다.[4] 총 조합수는 입니다.
FORMULA
단계 1: 등수별 당첨 조합 수 도출
전량 매입 시, 내가 보유한 8,145,060장 중 각 등수에 해당하는 장수를 계산합니다. 핵심은 한국 로또에는 보너스 번호가 1개 더 있다는 점입니다. 추첨 시 당첨번호 6개와 별도로 보너스 번호 1개를 추가로 뽑습니다.
1등 (6개 모두 일치):
당첨번호 6개가 정확히 일치하는 조합은 단 하나뿐입니다.
2등 (5개 + 보너스 번호 일치):
당첨번호 6개 중 5개를 고르는 방법()이 있고, 나머지 1개는 보너스 번호와 정확히 일치해야 합니다.
3등 (5개 일치, 보너스 불일치):
5개를 맞추고(6가지), 나머지 1개는 당첨번호 6개도 아니고 보너스 번호도 아닌 숫자여야 합니다. 해당하는 숫자의 수는 개입니다.
4등 (4개 일치):
당첨번호 6개 중 4개를 고르고(), 나머지 2자리는 당첨번호 6개를 제외한 39개(보너스번호 포함) 중 2개를 고릅니다(). 4등은 4개 번호 일치이므로, 나머지 2자리에 보너스번호가 있어도 4등에 해당합니다.
5등 (3개 일치):
, .
전체 당첨 조합 수 검산:
즉, 8,145,060장 중 당첨되는 장은 194,130장(약 2.38%)이고, 나머지 7,950,930장은 꽝입니다.
단계 2: 3~5등 고정 회수액 계산
3~5등은 당첨자 수에 관계없이 정해진 금액이 지급됩니다. 전량 매입 시 수령하는 고정 당첨금의 합계는 다음과 같습니다.
전량 매입 비용 81.45억 원 대비, 3~5등 고정 회수액은 18.12억 원입니다. 이 시점에서 이미 63억 원 이상이 구멍입니다.
단계 3: 당첨금 풀 계산
이 풀에서 1등이 75%, 2등이 12.5%, 3등(이월 적립)이 12.5%를 가져갑니다.[1] 단, 3등 이월분은 다음 회차 1등에 이월되므로 여기서는 1등과 2등에만 집중합니다.
단계 4: 1등 단독 수령 + 2등 분배 시나리오 → 순손익
전량 매입 시 1등은 반드시 단독 수령합니다(). 그러나 2등은 다른 구매자도 맞출 수 있습니다. 전량 매입자가 2등 번호를 보유하고 있어도, 다른 사람이 같은 5개 + 보너스 조합을 냈다면 2등 당첨금 풀을 나눕니다.
총 회수액 공식:
순손익:
이 식에서 결정적인 사실이 보입니다. 가 아무리 작아도, 즉 2등을 완전히 독점해도(), 최대 수령은 6.875억 원입니다. 그러나 2등 풀 전체를 가져와도 손실은 억 원입니다.
시나리오별 순손익 (S_tot = 110억 원 기준):
| 시나리오 | 1등 수령 | 2등 수령 | 3~5등 | 총 회수 | 순손익 |
|---|---|---|---|---|---|
| (독점) | 41.25억 | 6.875억 | 18.12억 | 66.25억 | -15.20억 |
| (중심) | 41.25억 | 0.115억 | 18.12억 | 59.49억 | -21.96억 |
| (보수) | 41.25억 | 0.086억 | 18.12억 | 59.46억 | -21.99억 |
일반 회차에서는 2등을 독점해도 15억 원 이상 손해입니다.
단계 4.5: 손익분기 판매액 계산
그렇다면 이론상 이익이 나려면 회차 판매액이 얼마나 커야 할까요? 가정 하에 손익분기 판매액 를 구합니다.
판매액이 약 145억 원을 초과해야 2등 독점 조건에서 이익이 납니다. 이는 일반 회차 판매액(~110억 원)의 약 1.32배입니다. 여러 번 이월이 쌓인 특수 회차에서나 가능한 수준입니다.[3]
단계 4.6: 절반만 산다면? — 확정 손해 대신 고분산 도박
81억 원이 없을 때 현실적인 절충안처럼 보이는 질문이 있습니다. “절반만 사면 어떻게 될까요?” 전체 8,145,060게임의 절반인 4,072,530게임을 무작위로 선택해 산다면, 1등 당첨 번호 조합을 보유할 확률은 정확히 입니다.
구매 비율을 로 놓겠습니다.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.
하위 등수(3~5등) 회수는 거의 결정적입니다. 3~5등 당첨 조합은 각각 228개, 11,115개, 182,780개로 수가 많습니다. 절반의 조합을 보유하면 이 중 평균적으로 정확히 절반씩 갖게 됩니다. 이항분포(binomial distribution; 동전을 여러 번 반복해 던지는 것과 같은 확률 모델)를 적용하면, 당첨 조합 수가 충분히 많을 때 실제 결과가 평균(기댓값, 즉 ‘이론상 받을 금액’)에서 크게 벗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. 따라서 3~5등 회수는 거의 정확히 배로 수렴합니다.
2등 기대 회수도 f에 선형입니다. 전량 매입자가 2등 번호 조합 6개를 모두 보유하는 것과 달리, 비율 로 매입하면 6개 중 평균 개를 보유합니다. 이 중 하나라도 2등 당첨 번호와 일치하면 당첨금 풀 을 총 2등 당첨자 수 로 나눈 금액을 받습니다.[3]
2등 기대 회수는 사실상 반올림 오차 수준입니다.
1등은 다릅니다. 1등 당첨 번호와 일치하는 조합은 전체 8,145,060게임 중 단 1개뿐입니다. 이 1개를 보유할 확률이 바로 입니다. 즉, 결과는 두 갈래로 갈립니다.
억 원, , 기준으로 대입합니다.
시나리오 비교 ( 억 원, , ):
| 결과 | 확률 | 총 회수 | 순손익 |
|---|---|---|---|
| 1등 적중 | 50% | ≈ 50.4억 원 | +9.6억 원 |
| 1등 빗나감 | 50% | ≈ 9.1억 원 | −31.6억 원 |
기대 순손익은 다음과 같습니다.
이는 전량 매입 손실 억 원의 정확히 절반입니다. 일반화하면 기대 순손익은 에 선형입니다.
50:50처럼 보이지만 두 결과의 크기가 다릅니다. 이기는 쪽(+9.6억)과 지는 쪽(−31.6억)의 절댓값 비는 약 1:3.3입니다. 즉, 질 때 이길 때보다 3배 이상 크게 잃습니다.
하위 등수만으로는 절대 본전을 넘을 수 없습니다. 1등이 빗나간 경우 회수액은 약 9.1억 원에 불과합니다. 비용 40.7억 원의 22% 수준입니다. 절반을 사도 손해를 면하려면 반드시 1등을 맞혀야 합니다.
일반화: 비율 만 사면 "1등을 맞혀도 본전"이 되는 조건은 언제까지 성립할까요? 1등 적중 시 순손익이 0이 되는 를 구합니다.
(2등 기여 미미)으로 근사하면:
65% 이상 사면 1등을 맞혀도 손해입니다. 이면 1등 당첨 이익이 하위 등수 회수와 합산해도 비용을 감당하지 못합니다.
단서: 위 계산은 본문 전체와 마찬가지로 "1등 단독 당첨"을 가정합니다. 실제 회차에는 다른 1등 당첨자가 있을 수 있고, 그러면 을 나눠야 하므로 흑자 폭이 줄거나 사라집니다. 에 대한 민감도는 단계 4의 시나리오 표와 동일한 맥락입니다.
단계 5: 파워볼 — 손익분기 잭팟 계산
미국 파워볼은 이월 잭팟 구조를 가져 때로 수십억 달러까지 불어납니다. 전량 매입 시 이익이 나는 최소 잭팟 규모를 구합니다.
전량 매입 비용:
세후 실수령액 (광고 잭팟 기준):
현금일시불(lump sum)로 받으면 광고 잭팟의 약 60%만 받고, 여기에 미 연방소득세 최고세율 37%가 적용됩니다.[5] 현금일시불 비율은 복권 종류·금리·시점에 따라 보통 55~60% 범위로 알려져 있으며, 여기서는 60%를 상한으로 가정합니다.
손익분기 잭팟:
광고 잭팟이 약 15.5억 달러(약 2조 900억 원[6]) 이상이어야 전량 매입 비용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.
역대 최고 잭팟은 2022년 11월의 20억 4,000만 달러입니다.[7] 이 회차를 가정하면:
단독 당첨 가정 시 이론상 약 1.87억 달러(약 2,520억 원[6])의 이익이 납니다. 물론 “단독 당첨” 가정이 얼마나 현실적인지는 별도의 문제입니다.
단계 6: 물리적 타당성 페르미 추정
81.45억 원을 가지고 있다고 쳐도, 실제로 1주일 안에 814만 게임을 살 수 있을까요?
오프라인 구매 한도: 동행복권 규정상 1인이 1회 방문에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은 10만 원(100게임)입니다.[8] 따라서 전량 매입에 필요한 방문 횟수는 다음과 같습니다.
마킹 용지 수: 1장에 최대 5게임을 마킹할 수 있으므로, 필요한 마킹 용지는 다음과 같습니다.
마킹은 추첨 주 이전에 미리 준비해 둘 수 있으므로 1주일 병목과는 별개입니다. 단, 보조 수치로 작업 규모를 가늠하면: 1장당 마킹에 60초가 걸린다면, 만 초 = 약 1,132일 분량의 손노동이 필요합니다. 10명이 동시에 작업해도 113일이 걸립니다.
진짜 병목 — 단말기 발권 처리량: 마킹을 사전에 다 준비해 놓았더라도, 발권(단말기 처리)은 추첨 주 내에 이루어져야 합니다. 복권 발권 단말기는 마킹 용지 1장(최대 5게임)을 처리하는 데 약 15초가 걸립니다.[9]
1개 단말기 기준으로 283일이 필요합니다. 1회차 판매 기간은 월요일~토요일 총 6일이므로(하루 8시간 영업 가정):
추첨 주 6일 내내 단말기 약 141대를 풀가동해야 합니다. 동행복권 판매점이 전국에 약 6,500개 있으니 단말 수로는 충분하지만, 그 141개 판매점을 미리 섭외하고, 마킹 용지를 배송하고, 영업시간 내내 단말기를 독점 사용하는 물류 문제는 별도입니다.[3]
영업시간을 하루 12시간으로 넉넉히 잡으면 필요 단말 수는 약 94대로 줄어들지만, 현실적 장벽은 그대로입니다.
온라인 구매는 사실상 불가능: 동행복권 온라인(연금복권 포함) 회차당 1인 구매 한도는 5,000원(5게임)입니다.[8] 8,145,060게임을 온라인으로 혼자 구매하려면 이론상 1,629,012명이 필요합니다.
역사적 사례 — Stefan Mandel의 버지니아 신디케이트: 루마니아 출신 수학자 Stefan Mandel은 1992년 미국 버지니아 주 복권에서 대규모 신디케이트를 조직해 실제로 대부분의 조합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2,700만 달러를 당첨받았습니다.[10] 이후 미국과 호주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이 방식을 법적으로 차단했으며, 한국의 1회 10만 원 구매 한도 역시 같은 맥락의 규제입니다.

OUTPUT
한국 로또를 전량 매입하면 약 81억 원이 들고, 어떤 조건에서도 회수는 그보다 적습니다. 1등을 단독으로 차지하고 2등까지 독점해도 일반 회차(판매액 ~110억 원)에서는 15억 원 이상 손해입니다. 이익이 나려면 이월이 쌓인 특수 회차(판매액 ~145억 원 이상)에서 2등 당첨자가 나 혼자여야 합니다. 그리고 그 티켓 814만 장을 1주일 안에 사려면 단말기 141대를 추첨일 직전까지 풀가동해야 합니다.
파워볼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. 역대 최고 잭팟(20억 4,000만 달러, 2022년)이라면 세후 약 7.7억 달러를 받아 5.8억 달러의 매입비를 넘깁니다. 다만 그 조건이 역대 딱 한 번 달성됐습니다. 그나마도 단독 당첨을 전제로 합니다.
절반만 사서 1등을 노리는 ‘도박형’ 전략도 결국 동전 던지기입니다. 절반(약 40.7억 원)을 걸면 50% 확률로 약 9.6억 원을 벌고, 50% 확률로 약 31.6억 원을 잃습니다 — 이길 때보다 질 때 3배 이상 크게 잃는 동전이죠.
로또는 설계상 손해 게임입니다. 모든 번호를 다 사도 손해이고, 사지 않아도 손해입니다. 다른 점이 있다면 전자는 81억 원을 내야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.
참고문헌
[1]: 동행복권, “로또6/45 당첨 안내 및 판매 규정”, https://www.dhlottery.co.kr/gameInfo.do?method=lotto645
[2]: 기획재정부, “복권 및 복권기금법 시행령 제14조(당첨금의 배분)”,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, https://www.law.go.kr/lsSc.do?section=&menuId=1&subMenuId=15&tabMenuId=81&eventGubun=060101&query=복권+시행령
[3]: 동행복권, “회차별 판매실적 및 당첨 통계 공시”, https://www.dhlottery.co.kr/gameResult.do?method=allWin
[4]: Powerball, “How to Play Powerball”, Multi-State Lottery Association (MUSL), https://www.powerball.com/powerball/pb_howtoplay.asp
[5]: Internal Revenue Service (IRS), “Topic No. 419 Gambling Income and Losses”, https://www.irs.gov/taxtopics/tc419
[6]: 한국은행, “원/달러 환율 기준 (2024년 연평균 약 1,350원/달러)”, ECOS 경제통계시스템, https://ecos.bok.or.kr/
[7]: Powerball, “Powerball Jackpot History — $2.04 Billion (November 2, 2022, California)”, https://www.powerball.com/powerball/pb_jackpothist.asp
[8]: 동행복권, “복권 구매 한도 안내 — 오프라인 1회 10만 원, 온라인 회차당 1인 5,000원”, https://www.dhlottery.co.kr/userSsl.do?method=memberMain
[9]: 복권 발권 단말기 처리 속도(1장 최대 5게임 기준 약 15초)는 판매점 운영 경험 보고 및 복권 단말기 관련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한 값입니다. 단말기 모델 및 네트워크 상태에 따라 5~20초 범위의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.
[10]: Mandel, Stefan 사례 — Associated Press, “Man Who Won Lottery 14 Times Explains How He Did It”, 1992; 또한 Rob Haskell, “The Man Who Cracked the Lottery”, The Wall Street Journal, 2019년 참조. 이후 버지니아 주를 포함한 미국 각 주는 이 방식을 금지하는 규정을 도입했습니다.